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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김상진 기자의 포토 르포] 부러운 7000명의 이름

한인 사회의 숙원 사업인 한미박물관 프로젝트는 지금 멈춰있다. 깜깜무소식이다. 변변한 박물관 하나 없는 LA한인사회는 옆 동네가 부럽다.   지난 2일 LA다운타운의 일미 박물관(Japanese American National Museum)을 찾아갔다. 지난 1999년 문을 연 이곳은 일본계 이민자들의 이야기가 응집된 곳이다.   부러운 건 단지 건물이 아니다. 박물관 하나를 세우는 데 힘을 보탰던 7000명의 이름이 벽면에 가득히 새겨져 있다. 200곳의 일본 기업들도 참여해 무려 1000만 달러를 모았다. 그렇게 세워진 박물관이라 더 부럽다. 기부자들은 대게 이민 1세대이지만 부모들은 일본인의 정체성을 심어주기 위해 자녀들의 이름으로 여러번 기부하기도 했다.   박물관 내부를 채운 빼곡한 내용물은 더 부럽다. 모든 게 사연이고 이야기다. 일본계 미국인에게 큰 상처로 기억되고 있는 만자나(Manzanar) 수용소의 기록도 생생하게 남아있다. 일본인 12만 명이 집단 거주했던 수용소 전체 축소모형 수용소 막사도 재현되어 있다. 심지어 부러진 채 녹슨 숟가락도 있다. 강제수용소에서의 일상과 아픈 흔적이다. 일미박물관의 모든 자료는 아카데미 필름 아카이브와 스미소니언 박물관과 제휴를 통해 공유하고 있다. 박물관 하나가 얼마나 내실있게 운영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.   옆 동네의 일미박물관을 렌즈에 담았다. 한인 이민사 120년을 맞이하면서 부러움과 부끄러움이 동시에 든다. 가깝고도 멀었던 건 일본이 아닌 한인 사회의 숙원이다. 김상진 사진부장 kim.sangjin@koreadailyl.com김상진 기자의 포토 르포 이름 스미소니언 박물관 일미 박물관 수용소 막사도

2023-02-03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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